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뒤늦은 반성… "우리는 분수 넘치게 살았다"

입력 2018-09-04 17:51   수정 2018-09-05 09:09

국민에 '국가 파산' 고통분담 호소

아르헨, 정부부처 절반 축소…파산한 뒤에야 복지병 '극약처방'

대통령의 개혁, 국민은 반발
보조금 축소·공공요금 올리자
복지 단맛 본 국민들 거센 저항
개혁 머뭇거리다 경제 파탄

"세금보다 큰 지출 줄여야"
공무원 자르며 고통분담 호소



[ 유승호 기자 ]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사진)이 3일(현지시간) TV로 방영된 대(對)국민 담화를 통해 “아르헨티나는 분수에 넘치게 살고 있다”고 반성했다. 2003년 이후 15년 만에 다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 의지해 연명해야 하는 아르헨티나의 현실과 관련해 무상복지 등 방만한 재정이 위기를 불렀다는 점을 자책한 것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세금으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큰 규모의 지출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위기는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위기가 돼야 하며 개혁을 위해선 더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며 수출세 도입 등 고강도 대책을 발표했다. 이어 “수출세가 ‘나쁜 세금’이라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위기이기 때문에 세금을 낼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콩 옥수수 밀 등 곡물 수출금액 1달러당 4페소의 세금을 부과하고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여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했다. 국내총생산(GDP)의 5~6%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줄여 폭락하는 페소화 가치를 안정시키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아르헨티나는 올 들어 페소화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50%가량 폭락하면서 지난 5월 IMF에 5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대국민 TV 담화에서 “문제를 하나씩 고쳐갈 수 있다는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있었다”며 “점진적인 개혁 방식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가 2003년에 이어 또다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 위기를 맞은 것은 포퓰리즘 정책을 뜯어고치는 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무상 복지 등 포퓰리즘 정책의 후유증으로 경제위기가 반복돼왔다. 전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모든 학생에게 노트북을 무상 지급하고 연금 수급자를 36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늘리는 등 방만한 복지정책으로 재정 부담을 키웠다. 개혁 정책은 종종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포퓰리즘 정책으로 돌아가곤 했다. 경제위기가 반복되면서 아르헨티나는 1958년 이후 IMF에 20여 차례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마크리 대통령이 이날 고강도 긴축 정책을 내놓은 것도 점진적인 개혁으로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연간 30~40%대의 높은 물가상승률 등 경제 고질병을 고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015년 10월 대통령 선거에서 ‘친기업·친시장’을 표방하며 당선된 마크리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전임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반시장 경제 정책을 개혁하는 데 주력했다. 전기요금 정부 보조금과 연금 지급액을 삭감하는 등 복지 지출도 줄였다.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한때 아르헨티나 경제는 회복세를 보였다. 경제성장률은 2016년 -2.2%에서 지난해 2.8%로 반등했고, 연간 40%가 넘었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30%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마크리 대통령의 개혁 정책은 포퓰리즘의 단맛에 길들여진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각종 보조금을 줄인 탓에 전기요금과 대중교통 요금이 큰 폭으로 뛰었고 연금 삭감에 대한 반발도 컸다. 지난해 말 50%가 넘었던 마크리 대통령 지지율은 올 들어 30%대로 내려앉았다.

결국 여론을 의식한 마크리 대통령도 ‘속도 조절’에 나섰다. 노동개혁 일정을 늦추고 물가 억제 목표도 완화했다. 그러자 개혁 후퇴에 실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를 떠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페소화 가치는 폭락을 거듭했다.

경제는 다시 수렁에 빠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60%까지 올렸지만 페소화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재정적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GDP 대비 재정적자는 2015년 5.9%에서 2016년 6.5%, 2017년 6.9%로 확대됐다.

위기 극복을 위해선 곡물 수출세 부과와 정부부처 절반 감축 등 고강도 긴축정책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수출 과세로 최소 4320억페소(약 12조7000억원)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리 대통령은 “페소화 가치 하락으로 이익을 얻은 수출업자들이 세금을 더 낼 필요가 있다”며 협조를 구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안정되면 세금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19개 부처 중 보건 노동 환경 에너지 관광 농산업 문화 과학 등 10개 안팎을 통폐합하고 내년 재정지출을 27% 깎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긴축을 통해 내년 재정적자를 균형 재정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이고 2020년엔 GDP 대비 1%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긴축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월터 스토펠베스 발란즈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재정적자 해소 계획을 앞당겼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긴축 정책이 아르헨티나 국민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BBC는 “긴축 정책이 정치적 긴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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